순환선 지하철
犬毛/趙源善
쌈짓돈 있는 대로 박박 긁어냈더니 공짜로 타라한다
꾸역꾸역
배배 꼬아진 굵어진 세금 줄에 번쩍 전기가 흐르고
이내 엄청난 속도로 밤을 흩뿌리는 아우성
덜커덕 덜커덕
문득, 시커먼 불안이 머리를 짓눌러 가슴이 답답하다
부글부글
내리고 싶은 데
문은 잠겼고
서지도 않는다.
와글와글 웅성웅성
“아이 엠 에프 행行”이란다.
I M F 냐 I am F 냐
진땀은 굴비두름처럼 줄줄 흐르고 움직이는 건 눈동자 뿐
미친 기관사는 아무 죄 없다며
해가 떴어도 죽어라 달리니
배고프다
빙글빙글
순환선 지하철은 계속 돌기만 한다.
공짜가 좋아
덜컥
올라타 버린 죄.
<05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