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인宇宙人 수첩
犬毛/ 趙 源善
정말 이상한 놈들이다.
두 패로 나누어 둥그런 것을
담벼락 바구니에 쏙 집어넣으려 용쓰고 또 그걸 막으려 애쓰고
잔디밭 그물망에 이리저리 뛰면서 몰아 차 지르고 또 그걸 쳐내고
두 놈이 새끼줄 안에서
눈알 부릅뜨고 서로 죽어라 사정없이 두들겨 주먹질하고
붙들어 깔고 앉아 짓뭉개 비틀어 꺾더니 찌르고 후벼 내던지고 조지고
그런 걸 보면서 떼거리로 모여 깔깔 손뼉 치며 미쳐 날뛰는 꼬락서니하고는.
정말 볼수록 이상한 놈들이다.
연놈이 각각 따로 상자 속으로 살금살금 들어가더니 이 칸 저 칸에서
밤낮없이 홀라당 벗고 부둥켜 이리 구르고 저리 굴러 끙끙 땀 뻘뻘 흘리고
허연 털 머리 묶은 빨간 조끼편이 고래고래 먹는 씨앗자루를 불 질러 태우면
시커먼 고깔 쓴 방패 어린 편들이 막대기 휘두르며 물을 막 뿌려대고
높은 데 지붕아래 양복쟁이들은 제 배 내밀었다 불러들였다 서로 눈치 보면서
침 퇴 퇴 발라 무슨 종이만 자꾸 헤아려 뒷주머니에 연신 넣는다.
정말 보면 볼수록 이상한 놈들이다.
지구인地球人
참 웃긴다.
<0511>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귀족 돼지 (0) | 2005.12.01 |
---|---|
개각改閣 1급 비밀 (0) | 2005.11.30 |
선택 (0) | 2005.11.28 |
전봇대 (0) | 2005.11.28 |
*경이驚異 (0) | 2005.11.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