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끼
犬毛/趙源善
홀로
빈 논에
벼 끄트러기 줄 세워놓고 목 부러진 허수아비
이미
눈 감은 지 오래.
기어이 논이 날아갔다.
어 허- 텀버덩- 어영 - 차 쏴 - 아!
어 허- 텀버덩- 어영 - 차 쏴 - 아!
눈 맞추고
맘 맞추고
입 맞추고
물집 잡히다 지쳐 못 박힌 손바닥
줄을 틀어잡아
얼싸 마주 당겨 한나절 흔들리던 두레박
못자리에 찰랑이는 건
바로
새끼 향한 철 철 넘치는 사랑
사라진 뜸부기도 알고
죽어간 메뚜기도 알 걸
그 새끼
호랑말코 같은 새끼와 그 새끼의 새끼만 모르지.
하늘 바라던
산자락 논마지기
피땀 묻은 금싸라기 저 멀리로 날아간다
아무것도 모르는
그 새끼의 새끼
고운 손바닥 뒤집어서
꾸욱
도장찍었다.
<05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