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모 조원선

포복절도抱腹絶倒<犬毛/조원선> 상큼하게 오늘의 뚜껑을 열었다가 금방 짜증으로 찍어 낸 우거지상相되어 또 금방 뇌 세포細胞가 징소리처럼 부서져 머리카락위에서 줄타기하고 또 또 금방 돋보기 눈알이 뒤로 나자빠지면 맨 끄트머리 똥 때 묻은 활자活字가 분수되어 거실居室로 쏟아져 나와 ..

꽃 보고 우는 해<犬毛/조원선> 칠 벗겨진 공원 긴 의자에 도란도란 두 송이 꽃. 먼 길 길게 걸어온 티눈 잡힌 발 돌 밭 고르느라 마디마디 부르튼 손 모진 비바람 속 찢기고 해어진 앙상한 가슴 지는 해 바라보는 뉘엿뉘엿 시들은 얼굴. 내뱉은 숨만큼 검버섯 열고 들이쉰 숨만큼 잔주름 파여 맥박 ..

고민苦悶<犬毛/조원선> 올 여름 들어 새벽 - 눈앞 흐리멍텅 아침 - 얼굴 근질근질 점심 - 찌개 뜬 숟가락 부들부들 저녁 - 술 몇 잔에 정신 오락가락 밤 - 팔다리 시려 으스스 저릿저릿 어쩌나 병원 무서워 가야하나?(0506)

프로젝트<犬毛/조원선> 이번 판 D - 프로젝트 분명히 쌍피를 버리고 포기하는 게 정석인 데 망설임 없이 씩씩하게 광을 깔더니 확률계산도 않는 똥배짱 뻔한 바가지 쓰는 나쁜 새끼 구전 챙기려고 제 돈 아니라고. 미친 놈 독불장군 일수불퇴 안면몰수 오두방정 주지육림 나는 좌불안석 가시방석 ..

똥집<犬毛/조원선> 술 한 잔 치고 내가 씹는 건 그냥 닭똥집이 아니다. 일번- 사랑과 증오의 똥집 이번- 우정과 배신의 똥집 삼번- 권세와 굴욕의 똥집 사번- 풍요와 빈곤의 똥집 오번- 자유와 방종의 똥집 육번- 정의와 불의의 똥집 각 각 제 꼴 생긴 대로 질겨 질겅질겅 질겅질겅 씹다 씹다가 이빨 ..

공세시의 오뚝이<犬毛/조원선> 공두시가넘었을게다. 길게나자빠진가로등이헛구역질하며누런가래침을퉤뱉으면 쥐똥나무아래로들고양이괴이한암내울음이날렵하게비켜가고 멋모르고꼿꼿이선아파트는공동묘지의비석이다. 아람벌린달이항문을죄이는순간놀이터미끄럼틀큰기둥아래 부풀어진콘..

그림자<犬毛/조원선> 내 그림자 술 젖어 바닥 질펀하고 성질 더러운 돌멩이까지 비어져 나와 편하지 않다. 아내의 그림자 늘 보송보송 말랑말랑하여 딸년 아들놈 나까지 거기만 찾는다. 그래서 내 아내 밤 낮 없이 땡볕에 서 있다.(0606)

맥주麥酒<犬毛/조원선> 쪼르륵 쪼르륵 술이 돈을 따르면 돈이 거품 되어 달아날까 봐 잔을 기울여 두 손으로 공손히 모난 세상 둥글게 즐기려면 그렇게 허리 구부리고 살아야.(0606)

아내<犬毛/조원선> 아침 눈 뜨자마자 내 아내 보드라운 손 더듬어 잡는다. 아득히 새벽꿈속 아른거리던 어여쁜 여인네 내 아내임이 분명하여 후 -우 마음 놓고 아 아 아리땁던 아가씨 향내 다 어디로 빼앗겼나 내 아내로 애들 어미로 시부모 며느리로 허둥지둥 사느라고 아지랑이 뽀얗게 오십년 세..

세금稅金 작전회의<犬毛/조원선> 회의 시작. "보고합니다. 닥치는 대로 막 쓰고 구멍이란 구멍 다 메우고 달래는 대로 여기저기 푹푹 퍼 주다보니 살림 거덜난지 이미 오래 적자赤字 입니다요." 웅성웅성 수군수군 두런두런. "아 그거 그렇게까지 됐나 어찌할꼬?" 소곤소곤 속닥속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