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닭발 빠는 늙은이 닭발 빠는 늙은이 <犬毛/趙源善> 독 짓다 쫓겨난 生늙은이 닭발만 쪽 쪽 빨면서 으 아 ! 세상 참 더럽게 빨리 맵다고 천원어치 한숨을 빚는다. (0507)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5.07.12
[스크랩] 파리 파리 <犬毛/趙源善> 홍천강부터 시누이 손님으로 서울까지 묻어와 눈치하난 오지게 빨라 십 칠층까지 붙어먹더니 구구로 한구석에 짱 박혀 구경이나 하지 제 꼴에 무슨 시골 촌놈 주제에 어디서 눈알 번득거리면서 이방 저방 붕붕거리고 똥 지랄인가 대단한 출세라고? - 이리 높은 세상도 있어서 ..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5.07.11
[스크랩] 고추에 관한 비밀秘密 고추에 관한 비밀秘密 <犬毛/趙源善> 네 놈이 한잔을 핑계로 뫼다. 첨엔 다 괜찮아 각각 삼 홉이 넘어봐 침이 슬슬 튀지 제 주둥이가 가장 세다면서 거품까지 흘려요. 짜샤 내 말이 어떻고 네 말이 어떻고 어쩌고 저쩌고..... 난 못 참지 야 이것들아 ! 내기하자 - 누구 입심이 젤로 좋은가 ? 소주 한잔..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5.07.10
[스크랩] 동그라미 동그라미 <犬毛/趙源善> 모나게 살지 말자고 모질게 맘먹고 모처럼 왼 종일 왼 손으로만 동그라미 그리네. 죄 지은 오른 손 모르게. 허공虛空에 동그라미 그리면서도 허풍선이 뜬 구름처럼 동그란 동그라미 겨우 두개 못 그리고 동그랗다가 찌그러진 못난 동그라미만 자꾸 못내 한 숨 쉬네. 통 통 ..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5.07.09
[스크랩] 나라꽃 나라꽃 <犬毛/趙源善> 늘 멀리 보던 너 꽃 중의 꽃이라 하여 그냥 한번 가까이 아주 가까이 보기로. 거미줄 - 귀퉁이 길게 찢어져 구멍 난 법망法網 사마귀 - 자는 건지 보는 건지 흉흉한 몰골 이빨만 무서운 장군將軍 진딧물 - 외줄 타는 난장亂場 이판사판 공사판 속의 아귀餓鬼타툼 개미떼 - 가냘..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5.07.08
[스크랩] 서러운 청춘 서러운 청춘靑春 <犬毛/趙源善> 열이 다섯에 하나가 둘 속 알머리 없는 정수리에 떨어지는 빗방울의 아주 무거운 소리는 잦아드는 이 장마 끝물의 허연 수박 맛.(0507)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5.07.07
[스크랩] 샘 이야기 샘泉 이야기 <犬毛/趙源善> 자라 등처럼 가뭄이 골 져 길다. 물 항아리들이 줄지어 질펀하더라. 양반집 담에 붙어서 수백 년 샘泉 깊은 우물 먼 동네서도 꾸역꾸역 날마다 시끌벅적 이제는 물 나눠주기도 싫고 더군다나 물줄기도 시들어가는 것 같아 슬쩍궁 두레박을 감추니 먹을 물 길러온 사람들..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5.07.06
[스크랩] 기 집 뒤 <善源趙/毛犬> 기집뒤 위 아래 앞 뒤 양 옆 이기고 지는 건 이미 문제가 아냐 아무튼 뒤집는 것만이 살아남는 유일한 방법이니까 뒤집으면 그걸 또 뒤집고 또 뒤집고 또 뒤집고 자꾸만 그러다보면 바로 놓인 게 어느 건지 모를 게야 그럼 또 뒤집으면 되지 나도 뒤집은 지 하 오래고 뒤지게 많이 뒤..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5.07.06
[스크랩] 호박 넝쿨 앞에 서다 호박 넝쿨 앞에 서다 <犬毛/趙源善> 허옇게 드러난 깊숙한 처녀뱃살 위에 기름진 시커먼 배꼽구멍이 치켜든 초록의 육각양산. 장마 뒤 머리 푼 미친 잡풀 호미질 하는 홑바지에 수건 쓴 어머니의 거칠고 투박한 손바닥. 양자강 흙탕물 속에 잠겨 묵묵히 모래자루로 둑 쌓던 중국군인의 끝없이 긴 ..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5.07.05
[스크랩] 누룽지 누룽지 <犬毛/趙源善> 나 이런 처지. 씨앗으로 동지冬至 긴 밤을 새워 못자리 융단 깔고 자라나 써레질한 신방新房에서 꿈을 키웠지 너희가 아는가? 오뉴월 땡볕과 뜸부기 울음소리를 칠팔월 떼 장마와 물고 트는 삽질소리를 구시월 허수아비와 날 밤샌 꽹과리소리를 바람파란 하늘아래 졸다 지쳐..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5.07.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