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룽지 <犬毛/趙源善>
나
이런 처지.
씨앗으로 동지冬至 긴 밤을 새워
못자리 융단 깔고 자라나
써레질한 신방新房에서 꿈을 키웠지
너희가 아는가?
오뉴월 땡볕과 뜸부기 울음소리를
칠팔월 떼 장마와 물고 트는 삽질소리를
구시월 허수아비와 날 밤샌 꽹과리소리를
바람파란 하늘아래 졸다 지쳐 고개 숙이면
아버지 낫 같은 허리로 땀을 베이시며
임금의 밥상보다 중한 게 아들놈 공부工夫라며
어머니 머리에 얹혀 한 자루 십리길 고무신도 무거웠지
그래 아무튼 다 좋아
목욕재계沐浴齋戒 첫사랑 동정을 바쳤는데
기름진 흰 몸 다 삼키고도 모자라
숭늉으로 펄펄 끓여 우려먹더니
불태워 누린 껍질까지 튀겨 아드득 씹더라.
밥알 한 개의 참 무게여!
나
누룽지.(0507)
나
이런 처지.
씨앗으로 동지冬至 긴 밤을 새워
못자리 융단 깔고 자라나
써레질한 신방新房에서 꿈을 키웠지
너희가 아는가?
오뉴월 땡볕과 뜸부기 울음소리를
칠팔월 떼 장마와 물고 트는 삽질소리를
구시월 허수아비와 날 밤샌 꽹과리소리를
바람파란 하늘아래 졸다 지쳐 고개 숙이면
아버지 낫 같은 허리로 땀을 베이시며
임금의 밥상보다 중한 게 아들놈 공부工夫라며
어머니 머리에 얹혀 한 자루 십리길 고무신도 무거웠지
그래 아무튼 다 좋아
목욕재계沐浴齋戒 첫사랑 동정을 바쳤는데
기름진 흰 몸 다 삼키고도 모자라
숭늉으로 펄펄 끓여 우려먹더니
불태워 누린 껍질까지 튀겨 아드득 씹더라.
밥알 한 개의 참 무게여!
나
누룽지.(0507)
출처 : 누룽지
글쓴이 : 개털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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