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사랑 犬毛 趙源善 젖어보고 속아보고 울어보고 빠져보고 미쳐봤으면서도 또 하겠다고 달려드는 나는 누구도 못 말리는 바보다. <1412> 詩 (2014년) 2014.12.20
제주 할망 제주 할망 犬毛 趙源善 내 말은 완벽하게 잘 알아들으시는 데 당신 말은 내가 전혀 못 알아먹겠으니 내게 제주 할망은 엄청 신기한 외계인. <1412> 詩 (2014년) 2014.12.20
들쭉날쭉 들쭉날쭉 犬毛 趙源善 겨우 사람 하나 반으로 접어서 자빠뜨릴 땅 한 뙤기 집으로 꾸미는데 삼백이다 삼백오십이다 사백이다 사백오십이다 오백이다 오백오십이다 육백이다 라니 이런 염병할! 무슨 엿장수가 개집을 짓나? 똥구멍에서 가래떡 나오듯 돈이 줄줄 나오는 것도 아닌데! 젠장,.. 詩 (2014년) 2014.12.19
날개 날개 犬毛 趙源善 아내가 “이제 당신은 제주도 시골마을에 꼭 갇혀서 친구도 못 만나고 술도 마음껏 못 마시고 늦게 다니지도 못 하니 난 너무 좋아요. 줄 묶인 개라고요.”한다. 천만에. 내 꼴리는 내 맘대로 나 혼자 먹고 마시고 자고 일어나고 쓰고 걷고 뛰고 낚고 웃을 수 있으니 날개.. 詩 (2014년) 2014.12.18
제주의 대문 제주의 대문 犬毛 趙源善 제주의 시골마을은 다 벌거벗었다. 돌담은 구멍이 숭숭 뚫려 안이 다 들여다보이고 아예 대문이 없거나 아니면 작대기 몇 개 걸쳐 놓거나 혹은 대문이 있어도 활짝 열어놓고 안채의 문도 일체 잠그지 않는 이곳이 낯설어 이사 오자마자 본채 안채 사랑채에 잠금.. 詩 (2014년) 2014.12.18
제주의 바람 제주의 바람 犬毛 趙源善 과부가샛바람시원한맛을알면속곳을아예안입는다는건아는데성산포앞바다바람이영감탱이겹겹이끼어입은내복속까지파고들어쪼그라든두불알을잡아흔들며지랄발광할줄은미처몰랐다.그저이런날은쥐죽은듯들어앉아민화투치면서마누라궁둥이나두드려야할걸.. 詩 (2014년) 2014.12.16
두산봉에서 두산봉에서 犬毛 趙源善 저기 파란구름을 깔고 정말 편하게 모로 드러누운 소 한 마리가 제 여물통을 물끄러미 바라다보며 되새김질한다. 배부르고 등 따신 이 한 폭 그림이 바로 내 가슴을 단숨에 꿰뚫는 엄청난 화살이다. <1412> 詩 (2014년) 2014.12.13
제주의 아내 제주의 아내 犬毛 趙源善 생 얼굴에 수건 뒤집어쓰고 팔 없는 조끼 바람막이와 헐렁한 바지 접어입고 목장갑 낀 아내는 완전 시골아낙이다 “딱 시골 아줌마네!” 했더니 슬그머니 어디로 사라졌다 반시간 후에 화장하고 스카프 두르고 스웨터에 치마입고 나타나 깔깔 웃으며 “서울 아.. 詩 (2014년) 2014.1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