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21년)

추억더듬기

犬毛 - 개털 2021. 12. 31. 08:48

추억더듬기
견모 조원선

제주이주 8년에 접어든 낼모레 칠십 동갑내기 우리부부는 하루 스물네시간 마주붙어 옹알거리며 살지만 뭍의 추억은 늘 생생하다.
양말 내복 옷 장갑 모자 신발 개줄 달력 수첩 책 전동작업용품 공구함 컴퓨터 태블릿 화장품 면도기 베개 건강보조제 간식류 통조림 떡 막걸리 홍삼정 배즙 침향환 청소기 손전등 등등 딸과 아들과 친구들이 뭍에서 택배로 보내준 일상용품들을 쓰고 입고 먹고 마시고 읽고 만질 때마다 그들과의 추억을 떠올린다. 짜장면집도 없는 시골동네지만 부족함이 없다. 난 진짜로 입 하나만 가지고 까불대는 완전 허당 개털인데 엄청 행복하다. 복이다. 늘 감사하며 산다.
(21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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