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20년)

심 봤다!

犬毛 - 개털 2020. 2. 17. 09:55

 

 

 

 

 

 

 

 

 

심 봤다!

견모 조원선

 

작년말 산책 중 숲에서 내가 우연히 발견하여 채취한 잔나비불로초버섯을 지금 차로 복용하고 있는데 엊그제 다른 숲에서 또 하나 발견. "내 눈이 보배다. 이거 아무나 찾는 게 아니다."라고 아내에게 으스댔는데.

 

오늘아침 산책길에 진눈깨비가 휘날려 숲 사이 지름길로 되돌아오며 버섯얘기하다가 아내에게 "당신이 버섯을 발견하면 상금 5만원 줄께!" 말 뱉고 채 5분도 안 되어 "여보! 저거 뭐지? 나 심봤다. 만세!" 으악이다. 으악. 아내가 불로초버섯을 발견하다니. 큭. 내월급의 6분의 1이 삽시간에 날아갔다.

 

우리는 버섯문외한이다. 전혀 모른다. 오로지 잔나비불로초버섯만 그 모양과 음용법을 안다. 이리하여 우리는 불로초전문 눈썰미부부가 된 것이다. 불로한다기보다 그저 크게 아프지만 않았으면 좋겠다. 허허허.

(20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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