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20년)

슬픈 산책

犬毛 - 개털 2020. 1. 20. 13:32

 

 

 

 

슬픈 산책

견모 조원선

 

아침 산책길에 들개새끼 2마리를 만났다. 아내가 갖고나온 햄은 이미 아랫집 개들 나눠줘서 없는데. 어미는 안 보이고 새끼2마리가 200여미터를 마구 따라와서 떼어내느라 애 먹었다. 막무가내로 꼬리치며 달려드니 둥이도 우리도 참 난처했다. 집에 와서도 새끼들 모습이 눈에 밟힌다. 산책하다보면 가끔 새끼를 거느린 들개부부를 만난다. 하지만 몹시 경계해서 먹이를 줘도 쉽게 다가오지않고 우리가 멀리 떨어져야 와서 먹는다. 아주 어린 새끼들만 만난 오늘은 참 의외의 경우다.

허나 별 방법없다. 다시 만나면 간식이나 나눠줄까. 그것도 내일 이 숲길 이곳에 다시 와도 만난다는 보장이 없다. 아, 진짜 딱하다.

(200120)

'詩 (2020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색깔론  (0) 2020.01.22
주례사 단 한마디 ㅡ 동백의 꽃말로 살아라  (0) 2020.01.21
이러면 안되는데  (0) 2020.01.18
인간들아  (0) 2020.01.17
나체민국  (0) 2020.0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