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나는 바람둥이다!
犬毛 趙源善
이제
나는 솔직히 털어놓고 고백한다.
내가 첫 바람을 피운 것은 마흔 여섯 살이다.
(마흔에 어머님, 마흔 다섯에 아버님을 여의었으니까.)
그 때부터 나의 바람기는 용감하게도 거의 일정하게 유지되었다.
오십 팔세까지 십 이년 간 여름에 한 번 겨울에 한 번 일 년에 두 번씩 정확히 바람을 피웠고
은퇴한 오십 구세부터 지금까지는 작업(?) 횟수가 많이 늘어 대략 두 달에 한 번씩 바람을 피웠다.
아무런 문제없다. 몸도 잘 견디고 있으며 다만 경제적으로 돈이 좀 아쉬운 형편일 뿐.
초반에는 닥치는 대로 막 나가다가, 중반에는 목표를 조금 멀찌감치 잡아 신나게 놀았고,
요즘은 원하는 입맛대로 골라서 알차게 즐긴다.
맛이란 것이 끊임이 없다. 그 맛이 다 그 맛일 것 같지만 이 맛 저 맛이 제각각 특징이
있어서 맛에 빠지다보니 완전히 중독되어 헤어날 수가 없다.
이놈의 바람기가 주책없이 스물 스물 솟아나기 시작하면 도무지 말릴 방법이 없어서
덕분에 계속 날아드는 카드청구서의 액수가 줄어들지를 않는다.
되도록 돈 덜 들이는 바람피우기를 열심히 연구하는 데도 말이다.
이 고약한 바람기를 어찌하면 좋을까?
“저 놈 부러워 미치겠다.”고 친구들에게서 지탄을 받으면
“이 놈아 너도 바람피우면 될 거 아니냐?”고 자랑스럽게 대답한다.
도대체 어쩌란 말이냐? 주체할 수 없이 펄펄 넘쳐나는 나의 이 씩씩한 바람기를!
그렇다면, 댁의 마누라는 이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나?
야, 이 자식 이거 사람도 아니네! 이런 개새끼 봤나!
어 허, 그게 아니고.
아니, 내가 무슨 형편없는 미친 나쁜 죄를 졌어? 늘 둘이 같이 즐기는데 뭘 그래.
그래 나는 바람둥이다. 바람둥이야!
그런데 이 바람은 말이야,
내 사랑하는 아내와 항상 손잡고 함께한 해외여행의 바람이다 왜?
자, 이래도 내가 죽일 놈이냐?
허 허 허.
<13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