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포 백리포 천리포 만리포 여행기
犬毛 趙源善
불쑥 바다로 봄맞이 여행을 떠난다. 안면도는 수차례 여행했으므로 이번에는 당진 서산 태안의
상부서해안 지역을 훑어보기로 한다.
코스 - * 남양주(11시 출발) 서해안고속도로 송악 석문방조제 대호방조제 목곶 황금산(2시)
웅도(가로림만) 서산 태안 소원 모항항 의항리(7시 도착 1박)
* 신두리 사구 두웅 습지 구름포 백리포 천리포 만리포 해수욕장 근흥
안흥성지 태국사 신진도 마도 연포(3시30분) 태안 서산 서해안고속도로 남양주(7시 도착)
* 총 600여 Km
황금산 - 비포장도로로 약 10분. 대산읍 독곶리. 해발 150m 정도. 완만한 경사. 굴금과
코끼리바위 정상 등이 있지만 산허리를 넘어 굴금 해변만 다녀오다. 나머지 코스 생략.
물때가 밀물이라 코밑까지 파도가 밀려와서 좀 아쉬웠다.
연로한 맥(개:19세 푸들 수놈)을 동반한 관계. 바람이 몹시 불고 파도가 사나움.
날씨가 맹랑하여 나는 눈물과 콧물이 다 줄줄. 맥은 비교적 씩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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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산
犬毛 趙源善
황금산에 황금은 없더이다.
황금빛 서해바다의
황금빛 파도가
황금빛 바위를 넘어
황금빛 모래에 안겨
황금빛 거품으로 스러질 때
황금빛 바람이 춤을 추고
황금빛 해가 지네.
황금산에서 보이는 건 모두 다 황금빛이더이다.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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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산>
웅도 앞 바다에 다다르니 도로는 공사 중이고 밀물에 막혀 길도 잠겼고.
모항항에 들러 허기진 배를 채우려 낙지볶음 한 접시를 시켰더니 낙지도 맛나지만
덤으로 딸려온 된장찌개가 꿀맛이다. 양이 많아 반도 못 먹은 낙지볶음을 포장해 들고
예약한 L&J펜션에 안착. 바닷가가 아니지만 산 아래 고즈넉한 곳에 아담하고 깨끗하다.
친절한 노부부가 아내의 이름표까지 방 앞에 붙여놓았다.
<펜션>
신두리 사구 - 사막의 모래언덕 같다. 바람이 만든 예술. 참으로 곱고 아름답다.
맥이 신나서 펄펄 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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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두리 사구
犬毛 趙源善
서해바다 곤히 잠든 사이
욕정 못 이긴 바람
그녀 하얀 젖가슴
밤새 주무르다가
동틀 때
급히 달아나며 남긴
비릿한 향내 풍기는
참 아름다운
흔적.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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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두리 사구>
두웅 습지 - 사구 뒤에 괸 빗물의 흔적. 월요일 아침은 관리소가 휴무. 너무 조용하다.
조그만 저수지 형태. 이곳에 산다는 금개구리소리가 갑자기 들릴 것 같은 적막.
금개구리는 부와 권력의 상징이다.
산책로 아래 숲에서 자라? 아니면 거북인지를 발견. 사진 찍고 살짝 만져보니
움직이지 않는다. 죽었다. 상태를 보아 죽은 지 얼마 안 된 모양. 애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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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개구리
犬毛 趙源善
등줄기는 듬직하고 우람한데
뒤뚱뒤뚱
뒤돌아선 배때기는
싯누렇게 휘황찬란하구나!
가만히 귀 기울여봐라
이건 파도소리가 아니다
세상 숨넘어가는 소리야 개골개골!
세상 배터지는 소리야 뻥뻥!
아귀아귀
우겨넣은 부와 권력이란 정말 징그러운 거란다.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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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웅 습지>
신두리 해수욕장을 잠시 거닌다. 이제 더 몇 번이나 이런 여행을 다닐까 싶다. 아프기 전에
기를 쓰고 악착같이 자꾸만 여행을 다니리라 아내와 약속한다. 언제보아도 바다는 엄마 품이다.
모래밭에 낙서하며 모처럼 낭만을 즐기는 중에, 얕은 하늘에 왱왱거리며 모터추진 행글라이더를
타는 사람이 훼방을 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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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 긴 사랑
犬毛 趙源善
비바람 눈보라 헤쳐
산 넘고 넘어 절벽아래 샛강이다
아직
서로 손 따사할 때
부서지도록
실컷 안아보자
이 외나무다리도
마지막까지 악착같이 즐겨야한다
오래오래 조심조심 아슬아슬 사뿐사뿐 나긋나긋.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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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두리 해수욕장>
의항리해수욕장 앞 독살 - 천혜의 지리적 조건을 이용한 고기 잡는 장소. 조상들의 지혜가
돋보인다.
<독살>
구름포 해수욕장 - 독살을 왼쪽으로 끼고 비포장 길로 고개를 넘으니 구름포. 숨은 절경.
조용하다. 소형. 아기(?) 해수욕장. 시설도 빈약하다.
<구름포>
백리포 해수욕장 - 백사장이 하얗게 곱다. 정말 아름답다. 구름포보다 크다. 중형. 연인들과
초등학생(?) 해수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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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리포
犬毛 趙源善
구름포 혼자 떠난 임
한 고개 넘은 길
발병 안 났다하더니만
백리포 은모래수렁에 폭삭 빠졌다고요?
거 보세요!
날 버리고 어딜 가신다고요?
두 고개 넘어봤자 천리포
세 고개 넘어봤자 만리포
거기 등대가 내 새끼손가락이에요
아니
바다가 내 손바닥인 걸요.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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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리포>
천리포 해수욕장 - 해안이 둥그런 형태. 백리포보다 크다. 항구도 있고. 대형.
청소년(?) 해수욕장.
<천리포>
만리포 해수욕장 - 무척이나 긴 일직선해안. 천리포보다 훨씬 크다. 초대형.
국민(?) 해수욕장. 방파제와 등대도 있다. 위락시설이 화려하다.
등대 앞에서 굴 캐는 할머니들을 만나 굴도 사고 또 가는 길에 차도 태워드렸다.
아침에 나와 굴을 따면 점심때까지 20000원 어치를 따신단다. 싱싱한 재래종 천연 굴이다.
<만리포>
신진도 - 길고 멋진 다리로 육지와 이어진 섬. 항구가 크고 연안여객선과 관광선 정박지다.
생선과 젓갈도 사고. 다리로 또 이어진 마도로 건너가 마도 등대와 신진도 등대가
마주보는 방파제에서 낚시꾼 구경하면서 잠시 쉰다. 아내와 맥은 차에서 자고.
<신진도 등대(빨긴색)와 마도 등대>
잠시 항구 안의 차량정비소를 찾아 바퀴의 공기압을 점검한다. 친절한 정비사가 차의
나이를 물으며 오래도록 잘 쓰셨다고 칭찬한다. 하긴 내 차가 97년생이니 17살인가?
근흥(신진도 입구) 안흥성과 태국사 - 경사가 가파르지만 치고 올라가니 신진도 가는
다리와 바다의 전망이 아주 좋다.
<안흥성문. 태국사. 성곽. 다리와 바다>
연포 해수욕장 - 연인들의 해수욕장. 앞 바다의 외로운 섬 하나. 사랑스럽다.
<연포>
이 맘 때 출발해야 졸지 않고 어둡기 전 퇴근 시간 직전에 귀경할 수 있다.
자주 여행을 다니다보면 도가 트이는 법.
특산물 판매장에서 소금 2포와 액젓 1통을 사고.
서산을 거쳐 서해안 고속도로에서 서평택-안성길로 접어들어 동탄으로 나와 용인-양재
고속국도를 달려 송파 구리 남양주로 요리조리 빠져 무사 귀가.
봄맞이 바닷가 여행 대성공.
<13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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