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양일 선생님 댁 방문기-121018
犬毛 趙源善
인수형님이 잠시 요양 중인 곳을 방문한다. 형님은 고려대학 동문 선배이자 같은 학교에서
근무한 적이 있는 오랜 사이. 부부 동반 모임을 가진지 20여 년. 친구 댁에서 며칠 머물고
계신다. 아내와 나와 맥(개)이 출발한다. 아들이 영암 F1 대회 출장 중이라 부득이 맥도
동행. 하긴 우리 여행엔 늘 맥이 함께한다. 18살 노령. 집에 홀로 두기가 마음 아프다.
충북 영동군 학산면 범화리 범화저수지 산골짜기 높은 곳.
인수형님의 친한 친구 분 이 양일 선생님 댁.
유명한 팝 칼럼니스트. <두 집 살림 합시다>의 저자.
Kevictv "이양일의 음악세상“ 진행.
중부고속도로 음성 휴게소에서 한번 쉬고 경부고속도로로 갈아타고 금산에서 빠져나와
학산면 소재지에 도착하니 3시간 넘게 소요. 마침 택시기사가 손님 가시는 곳이
범화리라며 따라오라 안내.
범화저수지에 도착. 내 차로는 산길을 오를 수 없어 전화 연락 후 인수형님의 4륜구동
지프가 마중. 오랜만에 만난 형님. 걱정했던 것 보다 훨씬 건강하셔서 다행.
내차를 버리고(?). 20분 정도 비포장 산길을 덜컹대고 올라가 도착. 도보로는 거의 1시간
걸린다고. 대숲 뒤로 양지바른 계곡.
탄성이 절로 나오는 아주 아늑한 곳.
이 양일선생님은 저 위 산 속 감나무 아래 풀을 베고 계신다. 제초기 소리만 들리고.
100여 년 전 화전민들의 거주지였다는 곳.
감나무가 많다. 맥이 신났다.
초면 인사를 나누고......뭐 형님의 친구면 내겐 똑같은 형님이다. 허 허 허.
첫 눈에 털털하고 담백하고 시원한 느낌.
20여 년 세월 이곳을 갈고 닦으셨다고. 숫한 시행착오와 무진 고생 끝에 만든 낙원.
태양광시설 이전엔 석유불과 손전등 가스등을 사용했다고.
한겨울 2달 정도를 제외하고는 수시로 드나들며 두 집 살림을 하신다나.
쌀과 육류(닭은 키움)와 해산물 이외 모든 식품류는 자급. 온갖 나물과 버섯 야채류.
정자, 그네, 화단, 잔디밭, 간이 수영장, 닭장, 감 건조장, 온돌 아궁이, 태양전기시설,
만물공구창고, 벽난로, LP판 방, 각종 수집품들..............
음악회를 할때는 200여명의 손님도 치뤄낸다니 대단한 시설과 장비다. 물론 비숙박에
주간행사 .
고구마도 굽고 감도 따고 감 껍질도 까고 맥주도 마시고 각종 무공해 반찬에 밥도 먹고
이런 저런 이야기도 나누고........
산속에서의 하룻밤은 순식간에 지나간다. TV가 없는 곳. 인터넷 연결이 안 되는 곳.
휴대폰 다섯 대 중 이양일 선생님 것만 빼고는 통화권 밖이라 연락두절.
집 밖으로 나가 이리저리 옮겨 다녀야 겨우 문자 송수신만 가능한 곳.
불 지핀 온돌방바닥이 따끈따끈하다. 인수형님이랑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고.
커피를 3잔 마신 까닭에 잠이 깊지 않다. 자는 둥 마는 둥.
아침. 차곡차곡 사진 찍고.
선생님의 “자연 속에서 즐겁게 가지는 소탈한 삶의 자세”가 참으로 경이롭다.
감을 딴다거나 껍질을 벗긴다거나 선생님의 움직임이 그리는 그림은 바로 신선도다.
아쉬운 작별의 시간. 다시 볼 기약. 그리 쉽지는 않을 듯하지만.
명함에 있는 선생님 카페에 가보면 곧 뵙겠지.
점심 후 어제처럼 인수형님 차를 타고 하산한다. 내려올 때 보니 몹시 험한 길이다.
이 길을 수백 번 오르내렸을 이 선생님 내외분은 정말 대단하신 분들이다.
형님께 근간의 동인 시집을 2권 선물로 드리고 포옹한다. 헤어진다. 눈시울이 뜨겁다.
쾌유를 기원한다.
범화리 어귀에서 맛난 영동포도를 한 상자 사고.
오는 길에 잠시 난계북연구소에 들러 기념품(작은 북)을 사고, 마침 우연히 발견한 밀양박씨
사당(아내가 밀양 박씨)도 보고, 또 박연(옥계)폭포도 둘러보고는 막히는 고속도로길을
5시간 동안 이리저리 돌아 귀경하니 11시. 몹시 피곤하다.
사진.
선생의 농장 전경.
시설물들. 길. 밭. 옛집. 화단. 닭장. 감나무. 태양광발전기. 아궁이. 창고. 음악방. 거실. 벽난로.
수집품. 감 깎기. 감 건조. 감 따기. 지프. 골짜기. 잔디밭. 저수지. 까치밥. 범화리동네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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