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1년)

개선문

犬毛 - 개털 2011. 11. 1. 11:09

개선문

犬毛 趙源善

 

 

 

 

그가 이 앞에 설 수 있었다면 역사가 바뀌었을 터

운명이란 비구름 사이 한 줄기 빛 같은 것

길은 멈추지 않는 시간이라 여기서부터 열두 방향으로 뚫려

형형색색 발 달린 크레파스들이 마로니에 아래 북적거리지만

담배연기 자욱한 샹젤리제는 더 이상 샤넬의 천국이 아닌 가 보다

가슴 뻥 뚫리는 시원함의 뒷맛이 휑하니 씁쓰레한 까닭은

분명 천천만만 영혼들이 드러누운 거대한 고인돌 때문이리라

죽어서 영웅은 없다

살아 생각하는 자만이 오로지 영웅인 것

찬란한 무덤일 뿐

개선장군은 과연 누구일까?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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