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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바이칼 호수/犬毛 조원선

犬毛 - 개털 2008. 9. 12.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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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칼호수 

犬毛 趙源善



만월滿月 그림자가 시베리아 한 가운데 주저앉아

백야白夜의 정기精氣를 쪼이더니

삼백 삼십여 물줄기를 깊이 품어

긴긴 세월 이천만년 역사를 부둥켜안고는

대륙大陸의 거대한 음부陰部로 초승달을 잉태孕胎하여

겨우 내놓은 자식 하나 앙가라 강江이어라

울창한 자작나무 숲에 감춰 품 떠나보내기를 못내 아쉬워하는

엄청난 사랑의 기운氣運

무한無限과 풍요豊饒와 경이驚異와 광대廣大와 기묘奇妙

투명透明과 순수純粹와 평온平溫

강열强烈한 열정熱情

혁명革命이 고이 잠든 귀기鬼氣서린 찬란燦爛한 정적靜寂

전쟁戰爭을 뒤덮어버린 톨스토이의 잔잔한 평화平和

그리고 남은 고요

가도 자꾸 가도 끝이 없어

봐도 자꾸 봐도 물리지 않는

너무나 잔인하게 아름다워 아 아 그냥 풍덩 뛰어들고 싶어

일천 육백 미터의 거울 같은 파란 심연深淵 속에

보드카 한 병에 젖은 나는

잉크 한 방울처럼 뚝

그만 정신을 놓아버렸다

시베리아의 진주珍珠 - 육지속의 큰 바다

바이칼이여!

                                            <0808>

 


출처 : 바이칼 호수/犬毛 조원선
글쓴이 : 曉靜 심명숙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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