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불효不孝

犬毛 - 개털 2007. 5. 12.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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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효不孝

犬毛 趙源善



결코

아무것도 감추지 말라하신 부친父親의 유언遺言을 지켜야 한다.


벌거숭이로 외출外出하다

이건 억지로 새겨 넣은 문신文身이 아니다

용암鎔岩처럼 내 속에서 무언가 뿔룩뿔룩 제풀에 솟아나오는 걸 어떡해

하지만 알몸을 훑어 내리는 비릿한 시선視線은 정말 싫어

맑은 해 아래 우산雨傘을 펴면

그게 또 볼거리라 웅성웅성

아예 꽉 꽉 내 두 눈을 잠그자

그리하여

밤 낮 색안경 우글거리는 어지러운 인도人道를 떠나

뵈는 것 없을 때 저 깜깜한 차도車道를 활보闊步하는 거지

그래 까짓것

머리털 곤두서는 엄청난 쾌감快感을 붓 삼아

소스라친 비명소리를 그려보자 흥건한 핏물로

한사발이면 족해

아스팔트라는 캔버스위에.


이래서 결국

나는 효자孝子가 아닌 것을.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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