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효不孝
犬毛 趙源善
결코
아무것도 감추지 말라하신 부친父親의 유언遺言을 지켜야 한다.
벌거숭이로 외출外出하다
이건 억지로 새겨 넣은 문신文身이 아니다
용암鎔岩처럼 내 속에서 무언가 뿔룩뿔룩 제풀에 솟아나오는 걸 어떡해
하지만 알몸을 훑어 내리는 비릿한 시선視線은 정말 싫어
맑은 해 아래 우산雨傘을 펴면
그게 또 볼거리라 웅성웅성
아예 꽉 꽉 내 두 눈을 잠그자
그리하여
밤 낮 색안경 우글거리는 어지러운 인도人道를 떠나
뵈는 것 없을 때 저 깜깜한 차도車道를 활보闊步하는 거지
그래 까짓것
머리털 곤두서는 엄청난 쾌감快感을 붓 삼아
소스라친 비명소리를 그려보자 흥건한 핏물로
한사발이면 족해
아스팔트라는 캔버스위에.
이래서 결국
나는 효자孝子가 아닌 것을.
<07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