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갑還甲 노老 이장里長
犬毛/趙源善
초상初喪나면
동네안팎에 밤낮없이 손님 들고나지만
절대로 짖지 않는 게
개들 불문율不文律.
앗다 이건 사시사철 보릿고개에
이사난리 물난리 땅난리 집난리 바람난리 바다난리 사람난리 빚난리 난리난리 통
쥐뿔 포알도 없으면서 대포 이리 쏠까 저리 쏠까 내놔라 들여놔라 공염불
장터약장사 허풍떠는 입방구보다 더 황당무계荒唐無稽하다
사십분마다 한 목숨 스스로 삶을 마감하는 이 서러운 세상
앞집 뒷집 옆집 온 사방천지 눈 돌아간 개들
목 핏줄 터져라 짖어대건만
지쳐 혀 다 줄줄이 빠져도
요새 환갑還甲은 청년靑年이라며 노老 이장里長 끄덕도 않는다.
하기야
원래 낙하산 줄이 무지무지無知無知(?) 질기기는 하지만서도.
<06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