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들이
犬毛/趙源善
난 다른 길로 돌아갈 수가 없다
정해진 시간
정해진 집
정해진 아내와 헤어져
정해진 차를 몰고
정해진 길로 가야만 하는데
거기
왕숙천 건너 골프연습장 지나 예비군교육사단의 언덕을 치오르는
구리시市의 거의 끝 언저리
중앙분리대 오른 쪽 아래
바로 거기
세상 더러운 바퀴의 몰인정에 밟혀 내동댕이쳐져
단말마의 비명 외치며 기를 쓰고 벌벌 기어갔을
이빨 앙다문 사체 일구
모로 누워
네다리 뻗고 나흘째 잔다.
아주
깊이 잠든 그 곳 - 밤낮으로 냉혈인간들 눈에 불켜 꼬리 물고 질주하는 전쟁터
어쩔 도리 없이 나도 그중 하나
오늘도
고개 돌리지 못한 채
울컥
울음 솟는다.
견공犬公은 서울로 나들이 가시던 길이었을까?
<06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