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낙산사에서

犬毛 - 개털 2006. 5. 16.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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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산사落山寺에서

犬毛/趙源善



그 둘의 타락이 심하여 하늘 보시기에 노怒하셨더라.


심판審判의 날 

그 녀 - 동해東海

이제 그녀의 소리는 더 이상 즐거운 노래가 아니었다

코앞 비명을 듣고

벌겋게 눈뜨고도

아무리 악 쓰며 마음 동동 굴러도

눈물이 범벅되도록 울어도

열쇠 없는 하늘의 정조대貞操帶에 묶여

가슴만 쥐어뜯었다.

그 사내 - 설악雪嶽

세상에 지은 죄 너무 많아

하늘 불호령에

왼쪽 새끼발가락이 타들어 쇳물로 녹아 발톱이 뽑혀도

물욕으로 숭숭 뚫린 구멍이 신경을 마비시켜

반신불수半身不遂라

엉거주춤 선 채 생生으로 끄슬렸다.


큰불은 물로 하늘만이 다스리는 데

그 날

하늘이 비를 내리지 아니하고 바람을 양껏 부리셨으니

이는 작은 매로 다스림이요 결코 정죄定罪가 아님이요

인간人間을 용서하시려는

하늘의 깊은 사랑이라.


그리하여 오늘

동해녀女와 설악남男

죄罪의 아픈 연기 속에서

홍련紅蓮을 보듬어 안고

도란도란

낙산落山의 희망希望 새싹을 키운다.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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