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살
犬毛/趙源善
잘 익은 벼 내깔려 두면
잡풀입니다
사금덩어리 모르고 지나치면
흙 이죠
제 아무리 예뻐도 가꾸지 않으면
동네아줌마에요
겉만 보아 이러쿵저러쿵 말고
속도 넌지시 벗겨가며 쭉정이인가 잡석인가 처녀인가 유심히 더듬어보아
쌀로 밥 짓고 금으로 치장하고 미인으로 꾸며주시는 게
임들의 몫이올시다.
빨간 사과
아주 예쁘고 먹음직스럽지만
모두 다 단 것만은 아니고요
파란 자두
못 생기고 덜 익어 보이지만
모두 다 신 것만은 아니올시다.
그런데 거기 또 문제가 있더라고요
사람 입맛과 성질이 시시각각 천차만별이니.
속살
하얗던
털이 시커멓던
임들 꼴리는 대로 고르시구려.
뭔 소리여?
<06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