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
犬毛/趙源善
다 먹긴 먹었는데.
까꿍
바지락 칼국수 국물 속
터럭까지 다 뽑힌 빈 조개껍데기가 헤프게 웃는다.
문득
가지런히 접시에 자빠진 김치 속에도
벌건 피 묻은 보광사寺의 비석 몇 개가 모텔거울처럼 으스대고
살 허옇게 징그러운 어미회충이 요분질 한다.
끄윽
억지로 밀어 넣은 밀가루덩이가 시큼하게 뱃속에 풀리면
세사에 고달픈 간은 삽시간에 팅팅 부어오른다.
푸우
성질 죽이는 입가심으로 담배 한 개비
물끄러미
옆자리 해물전골냄비를 본다.
섬뜩
거기 비틀리는 낙지다리의 빨판이 아주 보시시하여
괜스레
입맛이 쓰다.
에이!
<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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