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갑
견모 조원선
난 늘 아내를 가슴에 품고 다닌다
아마 죽을 때까지 그럴 거다
(24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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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결혼기념일. 1980.11.8.
둘이 한라산 단풍구경 나섰다. 12시 집출발 산굼부리 사려니숲 5-16도로 마방목지 관음사 천왕사 천아숲길입구 1100고지휴게소 거린사슴전망대 서귀포올레시장 집도착 다섯시반. 140여km. 산이 안 익었다. 단풍이 아직. 그래서 천왕사와 천아숲길 1100휴게소 거린전망대만 차에서 내렸을 뿐. 시장에 잠깐 들러서 똘이 간식 돼지뼈 얻었고. 내내 차안에서. 점심은 아내표김밥과 과일. 난 천천히 조심조심 운전하고 아내가 내입에 막 쑤셔넣었다.
이런 저런 얘기. 하긴 내가 우측귀가 잘 안 들려 많은 얘기도 못 했지만.
이렇게 몇번이나 더 다니려나. 하긴 뭐 죽으면 저세상에서 또 만나면 된다. 난 아내를 품고 죽을 거니까. 허허허.
241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