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저리 0 언저리 犬毛 趙源善 갸우뚱 갸우뚱 왔다가 갔다가 중얼중얼. 속되게 말해 대가리 피도 마르기 전 고추껍데기도 안 벗겨졌던 밥풀 매달아 붕어 잡던 때 하긴 강산이 벌써 다섯 번이나 색칠 다시 했으니 원래 모습을 찾는 건 무리無理지 암튼 콩 박은 송편이 제일 맛없었고 무지개 사탕이 괜찮았어 아..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8.09.06
쌈 0 쌈 犬毛 趙源善 금방따온 깻잎이나상추휘휘씻고서 두어바가지등목좍좍뿌리면소름끼치지 등나무아래소반小盤받으면 듬성듬성쌀몇알드려다보이는보리밥양푼 콩박힌누런된장한술푹떠올리고 쪼가리마늘얹어 볼터지게우걱우걱씹으면 쌈밥이지 앗다,사변事變끄트머리그시절우리어찌살았느냐 그저..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8.06.03
만두 0 만두 犬毛 趙源善 생글생글 오라고하니 도란도란 마주앉기는 했는데 반죽 주물럭거리기부터 문제 있더니만 동그랗게 사방으로 밀기가 쉽지 않거니와 숟가락으로 푸는 양 조절 또한 그렇고 물 묻혀도 땜질이 잘 되지 않으며 예쁜 꽃처럼 날개 꾸밈은 어림도 없더라 삶는 냄새 하나는 참으로 구수했..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8.02.27
죽인다 0 죽인다 犬毛 趙源善 오르막 등산길 깔딱고개 바위 밑 샘물 뒷골 때리는 꿀꺽꿀꺽 표주박 빳빳한 만 원권 새 돈 세는 침 바른 진짜 쌈박한 손 맛 첫 외박 나와 허겁지겁 벌컥벌컥 퍼 마신 걸쭉한 막걸리 왕대포 아내 젖꼭지 물고 잠든 딸년 볼 실룩실룩 웃는 얼굴 밤 지새운 낚시 새벽 물안개 속에 후루..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8.02.24
데이트 0 데이트 犬毛 趙源善 파출소 옆 파고다 공원公園 앞에서 그녀를 만난다 활짝 웃는 날 우아한 오후 세시다 우리는 카키색으로 중무장한 바바리 한 쌍이다 삼일빌딩 아래 청계고가高架 밑을 건넌다 튀김골목이층을 오르는 목조계단은 무척 가파르고 삐꺽삐꺽 소리가 난다 접시 위 바삭거리는 새우 몇 ..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8.01.24
첫 경험 0 첫 경험 犬毛 趙源善 아 아 죽어도 결코 잊을 수 없는 설봉산雪峰山 기슭 샘터 옆 과수원 가시철망 비집은 용감무쌍한 아이 도둑 두근두근 상큼한 향내에 눈 딱 감고 한입 쿡 베어 물면 국물 뚝뚝 떨어지던 짜릿짜릿 기막힌 맛 살짝 벌레 먹은 그 복숭아! 열두 살 적 여름. <0706>*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06.06
*종소리 0 종소리 犬毛/趙源善 시월 마지막 날 새벽바람이 명줄을 잡고 발악 합니다 토라진 아내 눈 꼬리처럼 가슴을 우벼냅니다 하늘을 들이키는 느낌이 섬뜩 합니다 문득 이 식어가는 대지를 은은히 보듬어줄 그 무언가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여섯시입니다 낡은 철탑위에 매달린 십자가와 거기서 들..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10.31
뻔할 뻔 자字 0 뻔할 뻔 자字 犬毛/趙源善 밤이면 밤마다 천장에선 쥐들이 운동회를 했소 자식들 슬쩍 오줌으로 그린 아메리카지도는 꽤 실제와 비슷했지 꼴 지겨운 사방연속무늬 찢어진 벽지사이로 삐죽 블록벽돌의 속살이 드러나고 장마철이면 빗물이란 놈까지 이불구경 좀 하자고 줄줄 흐르며 넘보던 곳이라오 ..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04.11
*카페 메모리스 0 카페 메모리스 犬毛/趙源善 신사역驛에서 도산공원公園을 바라보고 살금살금 봄의 언덕을 넘어서면 거기 사월과 오월이 손짓하는 옹달샘 하나가 숨어. 살짝 작은 동굴에 숨 기울이면 쥔장 텁텁한 턱수염에 방울방울 맺힌 옥구슬 청바지냄새 풍기는 싱그러운 미성美聲이 오선지五線紙 누운 쟁반위..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03.05
나무 물고기 0 나무 물고기 犬毛/趙源善 입 방긋 눈 초롱초롱 비늘 금물결로 반짝반짝 꼬리 살짝 비튼 매무새로 푸득푸득 들풀 고운 손짓 하늘하늘 차향茶香 가득해 은은 정情 찰찰 흐르는 쉼터. 참 아름다워 싱싱하다. <0602>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0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