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사래 0 손사래 犬毛 趙源善 오지 마 제발 내게 오지 마 멀찌감치 네 뒤태만 보여도 난 두근두근 어쩔 줄 몰라 오지 마 제발 내게 오지 마 바람결에 네 냄새만 맡아도 난 홀라당 미치겠다니까 오지 마 제발 내게 오지 마 한 조각 네 생각만 떠올라도 난 꼴깍 죽을 지경이야 오지 마 제발 내게 오지 마. <0810>..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8.10.08
일심동체一心同體 0 일심동체一心同體 犬毛 趙源善 황새와 뱁새가 서로 남남이면 황새 따라가느라 뱁새 가랑이가 찢어지겠지만 황새와 뱁새가 서로 사랑하면 황새 머리위에 뱁새가 살짝 올라앉아 함께 가겠지 내 안에 네가 들어있고 네 안에 내가 들어있다면 서로 뒤바뀐 것일 뿐 여차하면 쉽게 등 돌려 남남이 되고 내..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8.09.09
공갈恐喝 0 공갈恐喝 犬毛 趙源善 그래요 이제 가세요 언제든지 가세요 허겁지겁 뛰어가시든 훨훨 날아가시든 마음대로 하세요 난 벌써부터 이미 눈을 꽉 감고 있으니까요 벅벅 지우시거나 쓱쓱 도려내셔도 되요 티끌만큼도 기억에 남기지 마세요 냉정하게 잘라버리셔도 되요 미안해하실 필요 없어요 좋을 대..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8.09.05
생떼 0 생떼 犬毛 趙源善 저 놈 진짜 도둑놈이다 날이 갈수록 떼 부려대니 같이 늙어가면서 이게 무슨 꼴인지 저 안 데리고 나갔다고 안방 한가운데 무단방뇨를 하질 않나 비싼 골다공증 약, 칼슘사료, 내 꿀물까지 대놓고 막 드시고는 떡하니 선풍기 앞에 나자빠져 낮잠까지 의젓하게 주무시고 거기까지 좋..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8.07.09
비누 0 비누 犬毛 趙源善 아무 미련 없이 제 생살 깎아 한줌 거품으로 녹아 누구든 가리지 않고 곪은 상처 더러운 때 어루만져 씻어주고는 깜깜한 땅 속으로 스러져 간다 엄마 주름살 끄트머리 피어난 검버섯같이 잔잔한 꽃. <0806>*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8.06.16
해후유감邂逅有感 0 해후유감邂逅有感 犬毛 趙源善 그리 아니하겠노라 이번엔 절대로 예전처럼 그리 아니하겠노라고 입술 깨물며 야무지게 날밤 지새워놓고는 마주치자마자 한마디 말도 못한 채 흐물흐물 핑-하고 눈물 보였으니 바보 천치 등신 못난 놈. <0806>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8.06.02
산과 바다의 관계關係 0 산과 바다의 관계關係 犬毛 趙源善 우뚝 선 그가 그녀가 너무 그리워 고개 돌리고 자꾸 울면 눈물이 볼을 적시고 강 따라 굽이굽이 흐르지 하지만 그녀는 그의 마음 미처 헤아리질 못 하는지 언제나 하염없이 발목 부여잡고 늘어져 철썩거리기만 하지. 그는 늘 듬직하니 그윽이 바라다보는데 그녀는 ..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8.05.31
해후연습邂逅練習 0 해후연습邂逅練習 犬毛 趙源善 활짝 웃으며 그동안 나 얼마나 보고팠어? 하고 물으면 비쭉거리며 정녕 절대 당신생각 단 한번 아니해 눈곱만큼도 보고픈 마음 진짜 전혀 없었노라고 꼭 그리 대답해야지. <0805>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8.05.29
기우杞憂 0 기우杞憂 犬毛 趙源善 솔직히 말해서 나 방금 입술에 침칠했다 아내가 나보다 먼저 죽으면 나도 따라서 같이 죽어야지 그런데 아내도 그럴까? 에이 참 괜한 생각을 했나보다 <0805>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8.05.27
예쁜 짓 0 예쁜 짓 犬毛 趙源善 내가 세상에서 제일로 예뻐하는 그림 세 폭 1. 이십 일곱 살 딸년이 엄마한테 뺏기지 말고 아빠만 몰래 쓰라며 내미는 흰 봉투 2. 칠십 두 살 영감탱이 푸들 개가 똥 누고 뒷발질로 벅벅 흙 파묻는 동작 3. 오십 다섯 살 아내가 밤 열시에 사이다랑 아이스크림이랑 초콜릿 먹고 싶다..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1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