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끼 0 새끼 犬毛 趙源善 밤새도록 보아도 거울 속 제 얼굴 그런대로 괜찮아 보이듯 또한 제 피로 버무린 그림 밉다 내치지 못 하지요 자라며 어미 속 안 썩인 자식 어디 있답디까? 가슴에 손 얹고 생각해 봅니다 제 새끼 진짜로 미워 패는 애비 어디 있나요? 그저 속 끓는 건 부모뿐이지 누가 그러데요 뾰족..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04.21
파랑새 0 파랑새 犬毛 趙源善 짚신 두어 켤레 꽁무니에 달랑달랑 유람遊覽하는 건달 심심계곡 물가 바위에 걸터앉아 슬쩍 탁주 한 잔 치고 구름 베개 삼고 하늘 이불로 덮으니 잠시 춘몽春夢 속으로 빠드등 청조靑鳥가 난다 눈 살포시 감으니 순식간瞬息間 이마에 들어박히는 아름다운 무늬의 깃털. 찰랑이는..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04.20
그녀 0 그녀 犬毛 趙源善 그녀 살랑거리는 머리카락 조팝꽃 그녀 도톰한 귓바퀴 목련꽃 그녀 다소곳한 눈맵시 패랭이꽃 그녀 오뚝한 콧날 진달래꽃 그녀 촉촉한 입술 복사꽃 그녀 오동통한 복점 벚꽃 그녀 앙증맞은 볼우물 개나리꽃 그녀 가냘픈 목선 제비꽃 그녀 보송보송한 솜털 할미꽃 그녀 해맑은 웃음..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04.19
결단 0 결단 犬毛 趙源善 어찌어찌 벗어나보려고 발버둥칠 쳐봐도 올가미는 한 치의 자비 없이 막무가내다 생살이 찢어져서 속뼈가 허옇게 드러나도 곁눈질로 비웃음 흘리며 왕소금 뿌려댄다 엎드려 아첨하며 넙죽 머슴살이 청하더니 잇속 차리고 제 배 두드려 등허리 긁는다 온 천지에 개나리 진달래 화..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04.18
4월 0 4월 犬毛 趙源善 누가 잔인殘忍하다고만 했나 웬 걸 온 천지만물 뱃속을 까뒤집어 뽀얀 도화살桃花殺 드러나게 하더니 뻔뻔한 인간人間 두꺼운 껍질까지 스멀스멀 벗겨내고 아지랑이 야리야리한 색향色香에 몽롱 취해 바짓가랑이 불뚝 올려 세운 채로 네 활개 꼴 벌렁 드러누워 침 질질 흘리는 걸 ..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04.17
먹거리 0 먹거리 犬毛 趙源善 양식한 고기 힘 좋아 물 좋아 때깔 좋아 놈이 뭘 먹고 저리 펄펄 뛰는 지 난 눈 씻고 보아도 몰라 농약을 먹였나 쥐약을 먹였나 톱밥을 먹였나 보약을 먹였나 번쩍이는 비늘만 보고 그걸 어찌 아는 가 비싼 세금 꼬박꼬박 내고 거기다 또 돈 주고 사 먹으면서 뒷골 때리는 소문 들..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04.16
맛 0 맛 犬毛 趙源善 십 원 동전 한개도 돈 바늘 한 개 훔쳐도 도둑이라 톡 건드려 윽 죽으면 살인이고 그건 맞아 오로지 파만 가지고 담가도 파김치요 간장만으로 비벼도 비빔밥이라 바닥 문지르면 새 수건도 무조건 걸레라고? 그건 아니지 금방 날아간다고 말 막하면 쓰나 목소리 큰 놈이 왕 절대 아니야..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04.13
입덧 0 입덧 犬毛 趙源善 내 뱃속에 애가 들어섰나보다. 느닷없이 속 깊은 우물 이쪽 돌 벽 저쪽 돌 벽 수없이 부딪치며 두 팔 저리도록 들어 올린 얻어터져 퉁퉁 부은 두레박 이리 흘려 저리 흘려 비록 반타작도 못했지만 고드름 칼날 같은 냉수 입대고 벌컥 벌컥 들이마시고 싶다. 헛배부른 내 속 금방 쩌릿..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04.12
바보천국 0 바보천국 犬毛 趙源善 바보가 아닌데 어정쩡하게 바보가 된 어쩔 수 없는 똑똑한 바보도 바보들 속에서는 바보다. 아무튼 일단 천재라도 별 뾰족한 도리 없어 슬쩍 쉬고 싶어 길가 카페 아무데나 잠시 들리면 빼꼭 들어찬 분들 하나같이 향수냄새 풍기는 굉장한 시인詩人님 들이라 덧셈에 뺄셈에 곱..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04.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