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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자혼술

삼자혼술견모 조원선어제는 슬퍼서 명주 한병에 울다 자빠졌는데오늘은 기뻐서 명주 한병에 울다 자빠질 게다아침일찍 서귀포시내로 드라이브 데이트. 두어달만에 이곳저곳 볼일보고 대형마트와 시장까지 다녀왔다. 오늘의 내 패션이 모자, 털점퍼, 바지까지 전부 친구 오리란 놈이 보내준 오리표다. 해마다 보내주니까 어느해에 보낸 건지는 구분 못하지만 옷 보내는 건 오리 그놈 뿐. 그래서 아내에게 사진 한장 찍어 달라고 했는 데. 잠시 후에 뭔 택배 도착. 상자가 크다. 친구 썰박사 놈의 짓거리. 뭔 얘기끝에 난 제주 시골에 처박히니까 이젠 수건, 치약, 비누 이런 거 안 생겨서 사서 쓴다고 말한 기억. 썰박사 이놈 택배의 내용물이 완전 해괴한 썰로 가득. 수건 치약 비누 행주 달력 간식거리 등등.아, 어서 씻고 술상 ..

어젯밤

어젯밤견모 조원선안개낀 골목길 그대 창문앞 지날 때긴밤 지새우고 풀잎마다 맺힌모닥불 피워놓고 마주 앉아서 사랑해 당신을 정말로 사랑해예전에는 몰랐었네 진정 난 몰랐네잘 가세요 잘가세요 인사만 했었네헤일 수 없이 수많은 밤을강물은 흘러갑니다 제3한강교 밑을얼마나 사무치는 그리움이냐그리우면 썼다가 미워지면 지워버린술마시고 노래하고 춤을 춰봐도백두산 정기타고 자라난 남아가도가도 가도가도 가도가도 가도가도아아아 아아 아아아 내청춘 꺼져가네뜨겁게 뜨겁게 안녕이라고ㅡ울산 명주 한병 비우고노래읊어대다가 꼬꾸라졌다(25.01)

멍때리기

멍때리기견모 조원선나는 민족중흥의 역사적사명을 띠고태어난 이나라의 자랑스런 국민입니다애국가를 힘차게 부르며 가슴에 손을 올립니다동방예의지국 삼천리반도 금수강산 백의민족 대한독립만세 자유대한민국 다 압니다삶은개구리증후군 나비효과 여의도쓰레기장 썩은홍어냄새 다 압니다아는 게 병이고 죄입니다태극기가 바람에 펄럭이는 아래 멍석말이를 당하고서온몸 시퍼렇게 멍이 들고 시뻘건 피를 흘리면서멍하니멍때리는 중입니다(25.01)

이십팔탕평탕 처방

이십팔탕평탕 처방견모 조원선생강 계피 후추 참기름 들깨 홍삼 고춧가루와 소 말 돼지 염소 양 닭 토끼의 오줌과 홍어 광어 민어 꽁치 고등어 오징어 가오리의 내장과 지렁이 거머리 번데기 굼벵이 구데기 지네 송충이 말린 것까지 총 이십팔종 약재를 한꺼번에 넣고 하루 동안 끓여 푹 고아낸 이십팔탕평탕을 복용하면 파당병 지역병 억지병 갑질병 지랄병 생떼병 색깔병에 효험이 있을 것이라 진단

뱀犬毛 趙源善잠자는 듯해도 깊이 생각하는 중왜 항상 그림자처럼 어둠 속에만 살아야 하는 지눈도 혀도 이빨도 무늬도 소리도, 머리부터 꼬리 끝까지 온통섬뜩 소름끼친다고요?권모와 술수와 사악과 배반과 혐오의 상징이라고요?선한 당신이 단 한 마디 내 꼬임에 넘어가 악의 수렁에 빠져들었다고요?그로부터 수치를 처음 알았다고요? 무슨 억지란 말이오?태초부터 지금까지 내겐 당신과 소통하는 언어가 없었으니원죄 어쩌고저쩌고는 당신이 내게 덮어씌운 교묘한 술책이며당신이 삼킨 욕망의 부스러기를 내게 떠넘긴 교활한 사기라고요 그리하여 나는, 에덴동산의 가엾은 피해자지요무수한 발에 영원히 짓밟히는죄 없는 죄인

무단방뇨죄?

무단방뇨죄?견모 조원선아침에 못 일어났다. 3시에 소변보고부터 자는 둥 마는 둥 헛잠. 아내혼자 아침산책 다녀왔고. 오후에 나혼자 나섰는 데ㅡ. 동네에서도 사람이 안 보이고 벗어나면 아예 사람이 없다. 똘이 풀어주고 나도 자유롭다. 들판 작은 숲 근처 밭담아래서 오줌누다가 잘려서 다죽어가는 고목둥치를 발견. 예감. 꼼꼼히 살펴보다가 화들짝. 잔나비걸상(불로초) 발견. 근처를 샅샅이 뒤져 4개 채취. 그중 하나는 잘생긴 고품질. 난 늘 뒷주머니에 시장봉지를 넣고다닌다는. 휘파람불어 똘이를 불렀다. 오줌도 누고 버섯도 따고. 제법 묵직. 집에 와서 간단손질. 1.6kg. 일단 씻어서 말려두기로.(250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