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스크랩] 동그라미

犬毛 - 개털 2005. 7. 9. 10:07
동그라미 <犬毛/趙源善>


모나게 살지 말자고
모질게 맘먹고
모처럼

왼 종일
왼 손으로만 동그라미 그리네. 죄 지은 오른 손 모르게.

허공虛空에 동그라미 그리면서도
허풍선이 뜬 구름처럼
동그란 동그라미 겨우 두개 못 그리고
동그랗다가 찌그러진
못난 동그라미만 자꾸
못내 한 숨 쉬네. 통 통 요동치던 네 가슴 모르게.

이 세상 동그랗게 둘이 포개져 사는 게
이리도 힘든 건가
이제 쓴 맛 보네. 단내 나던 내 혀 모르게.

동그랗게
동글동글
동글게 살자고. 이 비죽한 아픔일랑 서로 모르게.(0507)

출처 : 동그라미
글쓴이 : 개털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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