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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역마살驛馬煞

犬毛 - 개털 2005. 6. 30. 20:10
역마살驛馬煞 <犬毛/趙源善>


토요일 오후
나의 역마살驛馬煞이 요동搖動치는 시간
나가야한다
어디론가 떠나야한다 반드시.

이건 집안 빛나는 전통傳統(?)
아내는 귀찮아 지겹다고 구시렁구시렁
개만 신나서 멍멍거리며 눈 반짝반짝.

도농삼거리 샛길 들어서니
엄청난 밤꽃 향기
아 아 아내의 탄성歎聲
밤나무아래 밀짚모자 아저씨
참외 한 상자 10000원 토마토 한 바구니 5000원.

밤섬 지나 짧은 지름길
비닐하우스 숲 - 아니 하얀 바다
아 아 머리 때리는 닭똥냄새
<오이 싸게 팝니다> 수건 질끈 묶은 칠부바지 아줌마
흥정하는 아내 궁둥이가 꽤 펑퍼지다
덤까지 합 오십 개 5000원.

오남리 저수지貯水池길
물 빠진 자리가 나란히 주름살이요
골 패인 바닥 흉터같이 인상 벅벅 쓰고 드러누워
부서진 파라솔 뼈다귀만 헌병처럼 섰다
<주차 금함. 차량 교행 곤란. 남양주시장>
아카시아 그늘에는 시장市長이 없고
<출입금지. 낚시 및 수영 금함. 법에 의거 처벌함. 수자원 공사>
법法의 철망鐵網은 군데군데 이미 잘려 끊겨진 지 오래다.
범법자犯法者 낚시꾼은 한결같이 썬 글라스를 써야 하며
그래야만 그 눈
찌 보는 지 물결 보는 지 세월 보는 지
알 수 없다.

개로 인하여 퇴짜 맞을 밥집은 눈치로 안다
우리는 절대로 슬퍼하거나 괴로워하지 않는다
낭만과 드라이브를 먹으면(?) 절대 배고프지 않으니까
내가 끓인 커피 한 잔!
카- 언제나 맛으로 우리를 죽인다.

OO장례식장 고갯길 넘으며
<이것 땜에 여기 집값이 안 오를 걸>
아내가 중얼중얼 한마디
난 금방 되받아 - 속으로만
<어이구! 이 여편네, 남의 동네 집값은 왜 신경 써?>

샛길 다시 들어서면
여전히 비릿한 밤꽃 향기
파도처럼 차창 두드려 안개처럼 코를 적신다.

먹거리 장터 골목은 벌써 죽어서 먼지만 폴폴
<급 임대. 주인 직접. 권리금 무. 가격 절충 가능>
아무도 안가는 걸
나 혼자 갈비 먹으러 갈 수도 없으니 안타깝고.

저만치 1톤 트럭 간이 마늘 시장市場
할아버지 낫으로 꼬리 잘라 담고
돈은 꼭 할머니가 받으셔
<3단 만원>이면
싸다 생각 들어 일단은 내려야.

딩동 엘리베이터
아내 손 내 손 봉다리 봉다리
참외 토마토 오이 마늘
<나갔다 오니 기분 좋아? 이게 다 돈이야. 그놈의 역마살이라니...쯔쯔쯔..>
개는 꼬랑지만 살랑살랑 흔들고
난 또 속으로만
<치! 저도 좋았으면서.......>

제 맘대로 제 멋대로
사는 나
동갑내기 말띠 - 말 두 마리
진짜로 나는
아내와 행복幸福하다.(0506)

출처 : 역마살驛馬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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