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20년)

오늘

犬毛 - 개털 2020. 3. 15. 17:06

 

 

 

 

오늘

견모 조원선

 

오후에 불쑥 전화 한 통. 친구 많으면 뭐해? 아들 딸 말고는 전화 잘 안 오는 불쌍한 나인데. 양정모임의 후배. 60 넘은 후배니 같이 늙지. 아내랑 우도왔다가 지나는 길에 나 주려고 우도막걸리 샀단다. 나야 신나지. 창식이부부는 코로나 땜시 술만 전해주고는 차도 안 마시고 갔다. 섭해도 어쩔 도리 없다. 고마운 후배다.

고구마안주로 혼자 신나게 마시는 중에 또 다른 후배가 치고들어왔다. 우리 동네에서 펜션과 귤농사 짓는 동생이다. 해군 장교출신인 승훈이가 천혜향을 한 바구니 가져왔다. 역시 60이 넘은 친구. 어깨 수술했다고 차만 마시고 얘기나누고. 난 혼자 술 마시고 취했다.

 

좋은 후배들이다. 난 행복하다.

오늘 좋은 날.

신나는 날이다.

(20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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