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20년)

이해와 짜증

犬毛 - 개털 2020. 3. 15. 17:10

 

 

이해와 짜증

견모 조원선

 

이리저리 허당뉴스 보다가 울화가 치민다. "이해할 수 없어. 정말 짜증 나." 하고 중얼거렸더니 바로 속사포가 터져나온다. "안 보면 되지, 왜 하루종일 마주앉아서 이해찾고 짜증찾는 지 ㅡ 내가 당신을 이해할 수가 없어. 진짜 짜증 난다구! 앗 뜨거, 이거 봐. 당신때문에 나 데었잖아!" 무우차가 몸에 좋다고 무말랭이를 덕다가 내게 한 마디 쏘면서 손목을 덴 모양이다. "그깢 무말랭이는 뭐하려고 다섯번씩이나 덕으면서 손을 데나? 그만 둬! 짜증나게시리." "또 짜증? 무르팍 시다고 절절 기는 게 누구야? 구구로 가만이나 있지. 아이구ㅡ 이 영감탱이! 어제 뭐했는지도 몰라, 오늘 며칠인지도 몰라, 약을 먹었는지 안 먹었는지도 몰라. 아는 건 하나도 없는 골빈 화상이 그저 짜증만 내니 뭘 어쩌라는 거야?"

으악 ㅡ 괜히 건드렸다. 입 처닫고 얼른 구급약통 꺼내서 연고나 발라줘야겠다. 작전상 후퇴. 저 마누라 참 이해할 수 없고 짜증난다.

히히히.

(20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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