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9년)

까치집

犬毛 - 개털 2019. 7. 15. 17:12

 

까치집

견모 조원선

 

처음부터 끝까지 나혼자서 내손으로 지은 내집은 한국전력 전봇대꼭대기를 무료 분양받아 사방이 탁트인 최고 전망의 목조 주택인데 가격은 매길 수 없다 비바람 눈보라 태풍에도 끄떡없는 집이다 누구에게도 내줄 수 없는 집이다 여태껏 잘 살았는데 원전이 어쩌고 태양광이 저쩌고 하더니 당장 철거하고 나가달라니 이제부터 우리부부는 집없이 길바닥으로 나앉아야한다

까치밥도 남겨주던 인정의 금수강산이 어찌 이리 되었더냐?

말인즉슨ㅡ전기가 펑펑 남아돈다면서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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