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 판
견모 조원선
아내가
느닷없이 전축을 꺼내달라더니
십년만이라며
쭈그리고앉아 판을 닦는다
이종환이다
흥얼흥얼
추억이 물구나무를 선다
호랑이가 담배를 핀다
문득
항아리속 밀주를 주전자채로 퍼주던 학사주점 아줌마가 생각난다
눈가가 촉촉하다
칠십이 낼모레인데 난 이렇게 주책이다
이래서
아내가 엄청 귀엽다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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