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9년)

바느질

犬毛 - 개털 2019. 7. 13. 17:48

 

바느질

견모 조원선

 

유명상표를 흉내낸 가짜 옷을 걸치고 활보하는 도시의 대충 유식한 신사숙녀님들 앞에

둘러입어도

뒤집어입어도

언제 어디서 어떻게 입어도 무난한

그런 옷을 만들어 걸친 나는

완전 시골 무지랭이 영감탱이다

그래도 부끄럽지 않다

내가 시인詩人이 아님을 기꺼이 시인是認하는 바

바늘허리를 묶어서 쓰는 시인始人이련다

지금 때가 어느 때인가

참 웃기는 세상이구나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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