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멍텅구리

犬毛 - 개털 2009. 10. 11. 16:22

 

0

 

멍텅구리

犬毛 趙源善



결심이 딱 한 모금 담배연기에 불타고

결심이 딱 한 잔 막걸리에 취하니

강한 결심이 결코 아닌 것 같아

결심한 것을 지키겠다고 다시 결심하고

지키겠다고 다시 결심한 것을 다시 또 결심하고

그 결심한 것을 다시 결심하고

다시 또 아주 강하게 결심하다보니

결심 - 결심 - 결심 - 결심 - 결심 - 결심이 겹겹이 겹쳐

맨 처음에 무얼 결심했었는지 지워져버렸다

왜 꼭 피우고 마시는 거기에만 악착같이 모질지 못하고 뜨듯 미지근한가 말이다

그저 곯는 건 죄 없는 몸뚱이요

끝없이 늘어나는 건 아내의 바가지 뿐

멍청한 놈.

<0910>*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고위험군高危險群  (0) 2009.10.14
유세遊說  (0) 2009.10.13
나무젓가락  (0) 2009.10.10
김삿갓  (0) 2009.10.09
강원도  (0) 2009.1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