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텅구리
犬毛 趙源善
결심이 딱 한 모금 담배연기에 불타고
결심이 딱 한 잔 막걸리에 취하니
강한 결심이 결코 아닌 것 같아
결심한 것을 지키겠다고 다시 결심하고
지키겠다고 다시 결심한 것을 다시 또 결심하고
그 결심한 것을 다시 결심하고
다시 또 아주 강하게 결심하다보니
결심 - 결심 - 결심 - 결심 - 결심 - 결심이 겹겹이 겹쳐
맨 처음에 무얼 결심했었는지 지워져버렸다
왜 꼭 피우고 마시는 거기에만 악착같이 모질지 못하고 뜨듯 미지근한가 말이다
그저 곯는 건 죄 없는 몸뚱이요
끝없이 늘어나는 건 아내의 바가지 뿐
멍청한 놈.
<0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