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시랑산侍郞山 박달재

犬毛 - 개털 2008. 8. 14. 12:37

 

0

 

시랑산侍郞山 박달재

犬毛 趙源善



재를 넘으면서 무지무지하게 외롭다

굽이굽이 돌고 도는 길이 지겹다

꼬불꼬불 비틀어 꼬는 굵직한 지렁이를 본다

닭이 지렁이 먹는 걸 봤다

붕어가 지렁이를 먹는 걸 봤다

닭도 붕어도 다 먹었다

그러니 난 지렁이를 먹은 거나 다름없다

몇 사람만 이리저리 슬쩍슬쩍 통하면 곧 다 아는 사이라는데

도둑이라도 좋으니 사람을 만났으면 좋으련만

꼭대기까지 겨우 까치 한 마리 만난다

까치도 지렁이를 아마 먹을 게다 - 우린 입맛이 같다

그럼 친구다

광장이 텅 비었다

울고 넘는 우리 님아 - 끝도 없이 반복되는 노래가 지루하게 식상하다

도둑바위의 전설이 한 폭 그림이다

저기 산모의 불룩한 아랫배와 질펀히 벌어진 사타구니 사이로 울창한 숲

비어져 나오는 아이의 하얀 머리가 보이는 듯

어머니는 영원히 돌아가시지 않는 법

저리도 아름답게 누워계신다

남자를 잘 모신다는 산

뜸하고 한적하고 컴컴해야 뭔 사단이 생기는 법

박달재는

예나 지금이나 여전히 음침하다

아무런 울음은커녕 눈물 한 방울 아니 나오고

지린 오줌만 한 줄기 폭포처럼 줄줄

아 아

뭔 대가리 참 시원하다

그래서 시랑산인가?

<0808>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생일 축하  (0) 2008.08.16
해방解放  (0) 2008.08.15
선재도仙才島  (0) 2008.08.12
통한痛恨  (0) 2008.08.11
왜 샘이냐?  (0) 2008.08.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