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벗이여

犬毛 - 개털 2008. 5. 16.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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벗이여

犬毛 趙源善



이제는 다시 또 들을 수 없는 잔잔한 그 목소리

이제는 다시 또 마주할 수 없는 그윽한 그 눈빛

이제는 다시 또 느낄 수 없는 따사한 그 손길

이제는 다시 또 나눌 수 없는 정겨운 그 술잔

이제는 다시 또 겨룰 수 없는 올곧은 그 고집

이제는 다시 또 안겨볼 수 없는 튼실한 그 품

이제는 다시 또 어루만질 수 없는 널찍한 그 마음.


아 아 그가 떠났다

육두문자 생떼부리는 철부지 우리가 싫어

저 혼자 살짝 칭얼거리며 몰래 가버렸다

우리 가슴 석양처럼 오렌지 빛으로 잔뜩 물들여놓고는

툭툭 털고 허허 웃으며 휘적휘적 먼저 떠났다

하얀 백선에 제 이름 석자 꾹 찍어놓고는

저만치 우리보다 꼭 한 발 앞서

슬퍼 마라 울지 마라 나중에 다시보자며

홀로 훌쩍

그렇게 그가 떠났다.


벗이여.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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