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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늘
犬毛 趙源善
뚫린 구멍이 너무 많아 탈
코 입 눈 귀
벌름벌름 꿀꺽꿀꺽 껌벅껌벅 기웃기웃
아무런 생각 없이 그냥 사는 꼬락서니하고
이리 비틀 저리 비틀 두루뭉수리
뒤죽박죽 비뚤어지고 헝클어지고 구부러지고 썩어지는
만물의 영장
허영의 궁전에
떵떵거리고 산다.
오로지
귓구멍 단 하나
찢어지고 뜯어진데 훌륭히 꿰매 마무리 짓는
꼿꼿 빳빳 올 곧은 절개
헛손질 찌를 때는 누구라도 인정사정없이 피를 보이는
차라리 부러질망정 죽어도 허리 아니 굽히는
오색실의 영원한 낭군
순박한 쌈지에
오롯이 산다.
<0710> 1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