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롱
犬毛 趙源善
왼쪽 등판 아래 반 손바닥만한 옅은 점
오른쪽 정강이 취권의 역사 생생한 영광스런 흉터
삼 겹 비곗살 도톰히 늘어진 통통한 아랫배
오십 여년 벌렁벌렁 불수의적으로 혼자 날뛰는 고혈압의 심장
그저 채워달라고 늘 꾸르륵 꾸르륵 아우성치는 긴 창자
씻어도 또 씻어도 구린내 나는 배꼽 속 깊은 때
아무데 언제라도 누구한테나 막 불쑥불쑥 떠오르는 음흉한 색심
자꾸 자꾸 채워도 사그라질 줄 모르는 누런 고름덩이 욕심.
이리도 홀랑 추하게 벌거벗은 나를
어쨌든 그럴 듯한 중년으로 보이게 꾸며주는
대단한 모양으로 묵직이 조각된 껍데기와 야리야리한 날개들이
낡은 관 속에 가지런히 줄서서
차곡차곡
까치발로 목매달고 있다.
항상 컴컴한 그 곳이라
죽을 기를 쓰며
해를 보려고.
<07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