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가 아줌마
犬毛 趙源善
그게
문어냐
낙지냐
오징어냐
주꾸미냐
아니면 꼴뚜기냐
엇비슷한 크기로 놈들을 한군데 산채로 뒤섞어놓고 골라내라하면
몸통빛깔이 무어냐 다리가 몇 개냐 눈알이 어떠냐가 문제아니라
얼키설키 두루 뭉실 들러붙어 서로 꼬여
잘못 건드려 먹물이나 찍찍 내깔리면
요즘 세상같이 모양 아무리 내도 그놈이 다 그놈이라
아이고!
공연히 머리 아플 필요 있나
난 모른다.
그저
술 한 잔에 눈 질끈 감고
제각각
안주 삼키는 혀끝으로 골라내라면 또 모를까
까짓 이름이야 뭐 그리 중요한 가.
아무튼
난
싱싱한 놈으로
날로든 삶든 데치든 볶든 얼리든 굽든 무치든 절이든
아주 쌈박한 입맛으로
술타령하고 싶다 이거지
싸면 더더욱 좋고
아줌마! 그놈들 빨리 줄 세워보셔
어서 짓씹어 보게
쩝 쩝.
<07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