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시치미

犬毛 - 개털 2006. 9. 18.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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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치미

犬毛/趙源善



차량번호 5213번은 내게 아무런 의미가 없다

다만 노선도의 초점이 흐릿하다는 것이 짜증스러울 뿐

앞자리 졸고 있는 그녀는 까맣게 모를까 아니면 조금이라도 미루어 짐작할까?

누군가가 자기를 홀라당 벗겨보고 있다는 음흉한 사실을

눈이 마주치지 않아서 참 좋다

가리개속의 토실한 살집이 살짝 무거워 보이고 오른쪽 꼭지가 오뚝 서 있군그래

우리(?)가 공유하는 시간동안 어서어서 파렴치한으로 마음껏 즐겨야지 

시치미 뗄 필요도 없이

가만히 아주 천연덕스럽게 덜커덕 덜커덕 진동소리에 몸을 맡기고

케케묵은 실눈으로

오늘 하루를 또 음탕하게 시작한다.

<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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