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치미
犬毛/趙源善
차량번호 5213번은 내게 아무런 의미가 없다
다만 노선도의 초점이 흐릿하다는 것이 짜증스러울 뿐
앞자리 졸고 있는 그녀는 까맣게 모를까 아니면 조금이라도 미루어 짐작할까?
누군가가 자기를 홀라당 벗겨보고 있다는 음흉한 사실을
눈이 마주치지 않아서 참 좋다
가리개속의 토실한 살집이 살짝 무거워 보이고 오른쪽 꼭지가 오뚝 서 있군그래
우리(?)가 공유하는 시간동안 어서어서 파렴치한으로 마음껏 즐겨야지
시치미 뗄 필요도 없이
가만히 아주 천연덕스럽게 덜커덕 덜커덕 진동소리에 몸을 맡기고
케케묵은 실눈으로
오늘 하루를 또 음탕하게 시작한다.
<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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