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나다
犬毛/趙源善
덩치큰유카나무화분한구석에뭔싹이나길래그냥놔두었더니
나팔잎이덩쿨손을갸날프게내밀어서유카가제몸감고오르는
걸싫어할게분명하여낚시대를한개펼쳐주었더니덩쿨이신나
게감고올라간다어허저걸어쩌나처음부터아예뽑아버릴걸했
더니아내가살려줘놓곤뭔말이많남하고핀잔이다내친김에낚
시대한개를더펴서세워주니하루가다르게미친듯이덩쿨들이
번창하여이리말고저리말고올라가문어발처럼베란다벽대나
무발장식에무성한나팔잎숲이다아하유카가섭섭할까보아그
게아니다그냥꽃이나한번보려고하는거란다불쌍한풀이려니
하고참아주려므나꼬셔놓고기다리는데어째꽃소식이영없는
가잎만사방에무성하여이리저리꼬고지랄발광이니이년나팔
아나나아내나유카나네시퍼런덩쿨보다는갸름한꽃한송이보
기가소원이니그만좀쏘다니고어서꽃이나좀피워보렴아하고
공갈협박하면서오늘아침에도흑심품고물을흠씬주는내맘속
에아무도몰래은근슬쩍가을바람이살랑살랑불어오는가보다.
<06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