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이 친구야

犬毛 - 개털 2006. 8. 26.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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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친구야

犬毛/趙源善



이쯤 되어

아무리 막 하는 세상이라도

내 밭 호박이라고 아무나 시켜 말뚝 콱콱 박고

뒷짐 지고 저만치서 히죽대다가 미끈 두엄밭고랑에 벌렁 나자빠지더니

이 탓 저 탓으로 다 돌리고 발버둥질 치다가

꿀꺽꿀꺽 삼켜 팅팅한 배 쨀 테면 째보라고

휘딱 눈 뒤집고 입에 허옇게 거품 물며 헉헉거리니.


아- 이 친구야, 그렇게 홀라당 손바닥 뒤집으면

아- 이 친구야, 뒷일은 어쩌라고

아- 이 친구야, 판 벌렸으면

아- 이 친구야, 끝까지 마무리를 해야지

아- 이 친구야, 까무러친 척

아- 이 친구야, 똥 깔고 앉아 짓뭉개면 그게 배짱인가? 


민족중흥의 역사적 사명을 띠고 태어난 이 땅

자주독립의 자세를 확립하고 인류공영에 이바지할 이 때

민주정신에 투철한 애국애족만이 우리 삶의 바른 길이요

후손에게 물려줄 영광된 통일 조국을 내다보는 이 날

근면한 국민으로서 슬기를 모은 노력으로 새 역사를 창조해야하는 이 마당.


민초民草는 더 이상 잡풀이 아니라니까.

<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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