덤
犬毛/趙源善
입빠른 말
키가 작아 눈높이가 낮다보니 누릴 만큼 잘 누린다 생각하여
그저
지금 죽어도 좋아
남은 시간일랑 다 덤이라고 생각하며 살지만 서도
아니다 그게 아니다
어찌하여
그리 씩씩하게 고개세우고 몰아붙이며 기세당당 밀고 쳐들어오는 힘이
제아무리 곱고 보드라운 모래밭이라 해도
폭삭 꼬리 내리며 흐물흐물 사그라지느냐 말이다
망망 서해 대천의 파도가 겨우 처서 지났다고
저리 처량하고 허망한 건
아마 이 여름 바다이야기가 개펄 진흙처럼 너무나도 시커멓기 때문일까?
야 - 야 - 야!
덤이라면서 -
잘 구워져 좍 벌어진 조개나 씹지
뭘 구시렁구시렁 거리냐고
내 원 참
더 할 말
없다.
<06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