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념
犬毛/趙源善
저 거울 속에 못난 내가 물끄러미 들어있는 데.
쭈글쭈글한 주름사이 검버섯 싹이 죽순처럼 돋아나고
털 다 빠진 민머리에 음흉한 말 조각들이 뒤엉킨 채
매사에 허튼 욕망이 가득하여 배만 볼록한
잔챙이 휘파람에도 허리 휘고 다리까지 저려
찌든 구린내에 양 눈의 초점이 흐릿하게 달아나버린
내가 진짜 싫어하는
나.
놈이
하루에도 몇 번씩 그 속에서
대놓고
아주 추한 몰골일 때만 골라
힐끔힐끔 감시한다.
뒤를 체념으로 풀칠한
내 거울 속엔
이제
불끈거리는 싱싱함이라곤 전혀 없다.
<06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