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치질
犬毛/趙源善
십년고개 넘으며 여기저기 부스럭부스럭 비실비실
삼년 뒤 폐차장에서
종이 한 장 들고 나오며
안쓰러운 정 때문에 눈물 철철 나더이다.
눈 안 보여 가물가물
소리 못 들어 머뭇머뭇
손 떨려 더듬더듬
그나마 잘 먹는 입 웬 냄새 꾸역꾸역
얼굴 검버섯 꽃 비죽비죽
육교만 올라도 무릎 시큰시큰
앉았다 일어나면 허리꼬랑지 찌릿찌릿
그나마 허연 머리털 다 빠져 뭉텅뭉텅
마누라 등 맞대고 초저녁부터 드르렁드르렁
겨우 소주 한 병에 정신 놓았다 잡았다 왔다갔다
시답지 않게 성질부려 가슴 두근두근 혈압 들쑥날쑥
어제일 조차 무뎌진 기억 속에 깜깜한 생각 오락가락.
오십 고개 넘어서서 시작이 절반인지 벌써 끝이 보이는지
몇 년 사이 움직이는 화약고로 슬금슬금 어정어정
보초 서자니 앞 까마득히 어둑어둑
이리도 서러워 또 서러워
제몫 불안하다 조바심 달랑달랑
덤까지 엿보아 넘실넘실.
낮잠 자다 깬 거울 속의
이빨 빠진 개가
헤벌쭉하고 웃더이다.
<06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