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양치질

犬毛 - 개털 2006. 7. 25. 0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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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치질

犬毛/趙源善 



십년고개 넘으며 여기저기 부스럭부스럭 비실비실

삼년 뒤 폐차장에서

종이 한 장 들고 나오며

안쓰러운 정 때문에 눈물 철철 나더이다.


눈 안 보여 가물가물

소리 못 들어 머뭇머뭇

손 떨려 더듬더듬

그나마 잘 먹는 입 웬 냄새 꾸역꾸역

얼굴 검버섯 꽃 비죽비죽

육교만 올라도 무릎 시큰시큰

앉았다 일어나면 허리꼬랑지 찌릿찌릿

그나마 허연 머리털 다 빠져 뭉텅뭉텅

마누라 등 맞대고 초저녁부터 드르렁드르렁

겨우 소주 한 병에 정신 놓았다 잡았다 왔다갔다

시답지 않게 성질부려 가슴 두근두근 혈압 들쑥날쑥

어제일 조차 무뎌진 기억 속에 깜깜한 생각 오락가락.


오십 고개 넘어서서 시작이 절반인지 벌써 끝이 보이는지 

몇 년 사이 움직이는 화약고로 슬금슬금 어정어정

보초 서자니 앞 까마득히 어둑어둑

이리도 서러워 또 서러워

제몫 불안하다 조바심 달랑달랑

덤까지 엿보아 넘실넘실.


낮잠 자다 깬 거울 속의

이빨 빠진 개가

헤벌쭉하고 웃더이다.

<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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