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떡하라고
犬毛/趙源善
고운 놈 미운 놈
목욕할 땐 다 똑같이 홀랑 벗듯이
세끼 밥 다 똑같이 먹고
떡도 매도 다 똑같이 나눠 주어야
아비 어미 맘이 다 똑같이 그렇고 선생 맘도 당연히 그러하지
하물며
돈 뿌린 놈 돈 먹은 놈
법 앞에서 그것도 판사 검사가 아무렇게나 어깨동무로 놀고먹으면 쓰나
돈 세느라 허우적거리면 눈멀게 될 줄 몰랐나?
제 똥구멍 아픈 거는 제가 아니까 거울로 이리저리 비춰보며 눈 찔끔찔끔 하다가
남의 똥구멍은 바로 눈에 보이는 대로 이러쿵저러쿵 주절주절 푹푹 쑤셔버리며
도둑이 누굴 심판한다는 거여?
앗다 옷 벗었으면 그만이지 염병 헐 무슨 개나발 예우를 찾나?
이 난리 비에
네 옷 하나도 안 젖었다고 네 우산 튼튼하다고 네 양말 보송보송하다고
눈밭에 개처럼 촐랑거리고 뒹굴러대면
우리는
어떡하라고
우리는 어떡하라고
이 친구들아
어이구야!
<06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