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
犬毛/趙源善
비뚤어진 운동장 한 모퉁이 저 구석
흙더미 두개 나란히 무덤처럼 섰는데
난
내 아이들을 거기로 데려 갑니다
여섯 걸음이면 꼭대기에 오르는 까까머리 민둥산입니다
쌤! 애-개 이게 무슨 등산이-삼?
조잘 조잘 조잘 조잘 까르르 까르르
봐라 여기가 계곡 이리로 물이 흘러넘쳐 이렇게 동네를 단숨에 삼키는 거야
아 하!
그럼 여기가 강원도-삼?
그렇구나! 끄덕 끄덕 끄덕 조용하다
그도 잠시 째깍 째깍 째깍 딱 삼초 만에
이야 미끄럼 재미있-삼. 쌤! 나가요 앞에 비켜 주-삼!
줄줄이 미끌미끌
왁자지껄 와글와글
하하 호호 해해 히히.
끌 끌
웃어야 하나 울어야 하나 쥐어박아야 하나
나 모르겠-삼.
여하간
아이들이 예쁜 건 분명하-삼.
<06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