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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의 행각行脚

犬毛 - 개털 2006. 5. 25. 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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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의 행각行脚

犬毛/趙源善



내 생명이

영원하지 못하므로

이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겠지만

곰곰 궁리해보니

영원 비스름하게 뒤꽁무니에 오래오래 남을 건 글자뿐이라

옳거니 그리하여

영원 비슷이 남길 내 이름 석자를

행여나 하며

날이면 날마다 똑같은 그 자리에

다리하나 번쩍 들고

찔끔거린다.


내일 

비가 온다지만

모레는 안 오겠지

설마 글피까지야

지린내 씻겨봤자 또 풍기면 되지 뭐

그러고 보니

이 웃기는 행각行脚이 제법 재미있어서 참 좋다.


그래서

영원은 아예 저리 접어놓고

여기저기 다니며

내 영역이라고

그냥 오줌만 자꾸 누기로 결심했다.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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