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치미
犬毛/趙源善
엊저녁
Goal을 백번 넣어도 그렇게 뒤집어지지는 않으리라
검은 이불이 슬슬 눈 코 입을 가려 그 속에서 우물우물 시커멓게 오그라지더니
비광 떴다고 비명인지 함성인지 고막 터지게 질러대며 인정사정없이 들입다 혼을 빼면서
삽시간에 대지를 장대 빗발로 짓두들겨 패 싯누런 눈물로 피바다를 만들고
피박, 오광, Three-Go, 흔들고, 광박 까지 마치 온 세상 다 처먹을 것처럼 미쳐 날뛰다가
패가 꼬였나보다
이내 발작이 잦아들어
엉금엉금
잠이 제법 깊다.
오늘 낮
자다 보시시
뭉게뭉게 구름 하얗게 노니는
새파란 하늘 얼굴
눈웃음 살살 샛눈으로 깜박이는 저 여우 짓거리
내 언제 그랬냐고
시치미
기가 막히게
깔끔하다.
그 얼굴 보며 늘
별다른 수 없이 그냥 참아야
우리
그래야 산다.
<0605>